일상의 단상

몰랐던 세계, 바둑에 눈을 뜨다 : 영화 '승부 ' 감상기

씨즈더데이 2025. 4. 14.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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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영화를 그렇게 즐겨보는 편은 아니다. 

1년에 고작 서너편 보면 많이 보는 편에 속한다. 

그래서 내가 주로 보는 영화는 100만 관객 이상의 흥행작이다. 

남들 다 보는 영화 나만 안봐서 소외되는 느낌이 싫어서라고 해야하나?

그렇게 해서 영화 '승부'를 보게 되었다.

 

 

이병헌과 유아인이라는 대배우가 열연한 바둑 관련 영화다.

마약 투약사건에 연루된 유아인이 나오는 영화라 더 호기심이 갔다.

2021년 촬영을 마친 본 영화는 그간 코로나19 팬데믹과 유아인 마약 투약사건으로 공개가 연기되었다가 올해야 비로소 극장 공개가 결정되어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다. 우여곡절 끝에 세상의 빛을 본 영화는 그야말로 대박이었다.

 

 

바둑은 고루하고 재미없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내게 배우들의 열연과 탄탄한 시나리오는 바둑에 대한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내가 바둑의 룰이나 바둑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있는 상태였다면 영화를 이해하고 보는 재미가 조금 더 있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바둑에 문외한이었기에 영화를 보는 내내 조금은 답답한 느낌도 들었다.

 

영화는 조훈현 9단과 이창호 9단의 바둑 대결을 넘어, 스승과 제자의 깊은 감정과 갈등을 담고 있다. 항상 최고의 자리를 차지했던 스승이 아무런 마음의 준비도 안된 상태에서 제자에게 그 자리를 빼았겼을때 스승의 기분은 어땠을까? 참 비참하고 화나고 슬프고 어이없고.. 참 만감이 교차했을것이다. 그러한 심리를 이병헌이라는 배우가 극 중에서 잘 표현을 해주었다. 영화를 보면서 인간 조훈현에 대해 깊이 존경을 하게 되었다.

 

 

최고의 자리에 있다가 바닥으로 내려갔을때, 보통의 사람들은 주저앉아 버리고 말것이다. 하지만 조훈현은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최고의 자리를 탈환한다. 회복탄력성이 굉장히 좋은 분이다. 그러한 상황에서 다시 도전하고 자신과 쩁도 되지 않은 상대들과 경쟁하며 다시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그의 마인드가 무척 멋있고 대단하게 생각되었고, 내가 배우고 싶은 부분이었다. 

 

 

 

그리고 이창호 9단의 뚝심도 존경할 만하다. 바둑 천재 이창호는 조훈현 스승으로 부터 제대로 된 칭찬한번 못 받아 보면서 자꾸 의기소침해지고 주눅이 들어가는 모습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하지만 조훈현은 천재라는 소리에 이창호가 교만해지고 망가질까봐 칭찬을 아껴왔던 거다. 그러는 가운데서도 자신만의 바둑 스타일을 찾아가고, 정상에 우뚝서는 모습이 참 정말 보통사람은 아니구나 라는 생각을 갖게 했다. 

 

영화 승부는 마치 문을 하나 열고 전혀 다른 세계를 마주한 느낌이었다. 몰랐던 바둑의 세계에 대한 스즈메의 문이 열렸다고 해야할까? 무튼 영화 승부는 나처럼 바둑에 아무 관심없던 사람도 충분히 끌어들일 만큼 흡입력 있는 작품이었다.

 

좋은 연기와 탄탄한 이야기, 그리고 실제보다 더 현실같은 감정들이 모여 한 편의 깊이 있는 승부를 완성했다. 

화려한 기술이나 자극적인 장면 없어도, 오직 사람과 이야기, 감정만으로도 이렇게 강렬한 몰입감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결국, '승부'는 단순한 스포츠 영화가 아니라, 인생의 다양한 면모를 담은 깊이 있는 작품이었다.

스승과 제자, 인간과 인간 사이의 갈등과 성장을 영화를 통해 들여다보는 시간이었다.

 

 

여러 차례의 개봉 연기와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스크린에서 만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만약 이 영화가 세상에 나오지 못했다면, 그건 관객 입장에서도 배우와 스텝입장에서도 매우 아쉬웠을 것같다. 

 

다만, 영화 '승부'  공식 홍보사이트에는 유아인의 흔적이 다 지워진게 조금은 아쉽다.

마약 사건 논란이 있었기에 그렇다하지만, 개봉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주연배우의 스틸컷 한장 없다는 것은 많이 아쉽다. 

왠지 영화속의 주눅든 유아인(이창호)의 모습과 겹치면서 짠해진다.

 

이것이 인생이려나? 자신의 선택에 대한 책임을 져야하는 것, 그렇기에 행동하나하나에 신중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느낀다.

 

 

영화 '승부'의 명대사

- 좋은 바둑은 한 명의 천재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 실전에선 기세가 8할이야

- 승부의 세계에서 일류가 못되면 서글픈거다

- 답은 없지만 답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게 바로 바둑이다

- 바둑판에서 피하기 시작하면 갈 곳이 없다

- 바둑은 자신과의 싸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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